(펌 글) 한국에는 조금 낯선 교회가 하나 있다
(펌 글) 한국에는 조금 낯선 교회가 하나 있다. 경북 상주의 시골 교회에서 목사가 한 가지 요구를 거절했다. 교회를 지탱해온 기둥같은 장로와 집사들이 최후통첩을 들고 나타났을 때였다. "목사님, 선택하십시오. 저 사람들이 나가든지, 아니면 우리가 나가겠습니다." 그들이 원한 것은 하나였다. 예배 중 갑자기 큰 소리를 내거나 자리에서 일어나 돌아다니는 지적 장애인들을 교회에서 내보내는 것. 목사의 답은 짧고 단호했다. "장로님과 집사님들은 얼마든지 다른 교회로 가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분들은 여기서 쫓겨나면 갈 곳이 없습니다." 누구나 성공을 꿈꾼다. 목회자도 다르지 않다. 번듯한 성전, 가득 찬 교인들, 조용하고 단정한 예배. 그것이 목회의 정석이라 여겨지는 모습이다. 하지만 이 목사는 그 길을 거부했다. 시작은 단순했다. 우연히 만난 장애인들에게 “우리 교회에 한번 와 보세요.” 그렇게 말한 것이 전부였다. 세상에서 늘 밀려나던 그들에게 그 초대는 처음 맛본 환대였다. 하지만 그 따뜻한 호의의 대가는 혹독했다. 예배당은 신음과 돌발적인 소음이 터져 나오는 공간이 되었다. 진지함에 익숙한 교인들의 얼굴이 점점 굳어졌다. 알고 보니 이들은 다른 여러 교회에서 발길을 돌려야 했던 아픈 사연이 있었다. 결국 떠나갔다. 장로도, 집사도, 대다수의 교인도. 그 선택 이후 교회의 빈자리는 빠르게 늘어갔다. 한 주 헌금은 3만 원. 공과금을 내고 가족들의 생계마저 막막했다. 그런데도 점심을 기다리는 장애인 열댓 명이 매주 교회에 앉아 있었다. 쌀통을 열 때마다 목사의 마음은 무거워졌다. 절망의 끝에서 그는 한 음성을 들었다고 한다. "그토록 힘들고 아무도 하지 않으려는 일이기에 내가 너를 그곳으로 보낸 것 아니냐?" 그 순간 깨달음이 왔다. 화려한 자리는 늘 사람들로 붐비지만, 시끄럽고 가난한 이들의 곁에는 언제나 빈자리가 남는다는 것을. 자신이 그 소명에 불려왔다고 믿었다. 지금도 그 교회의 예배는 여전히 어수선하다. 하지만 전국 곳곳에서 얼굴도 모르는 사람들이 쌀과 멸치, 김을 보낸다. 목사는 그 재료로 음식을 만들어 장애인들과 한 상에 둘러앉는다. 우리는 자꾸 중심으로, 더 높은 곳으로 가길 원한다. 그러나 삶의 진짜 이야기는 종종 사람들이 외면한 변두리에서 시작된다. 아무도 오래 머물지 않는 곳에서 목사는 오늘도 밥을 짓는다. 그리고 세상에서 가장 소란스럽고 어쩌면 가장 따뜻한 예배를 드린다. (에필로그) 상주 예일교회 李태조 목사님 이야기입니다. 목사님은 신장과 간을 이웃에게 기증하시기도 했습니다. 교회 연락처 054-531-9982)
5개월 전